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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곽재식 작가 인문교양서

포뇨비 2023. 10. 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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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택  이유

달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하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적어도 근 몇 년 안에는 말이다. 달은커녕 더 포괄적인 우주에 대해서도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어릴 적엔 그 나이 때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상상력이 풍부했고 외계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들떠있었으며 그것이 마치 나만의 상상력인양 뿌듯해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이해도 되지 않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며 우주에 대해 남들보다 많이 알길 바랐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우주에 대한 관심이 누군가 뿌리째 뽑아간 것 마냥 사라졌다.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우리는 한낱 점에 불과하다.' 라는 식의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말이 정말 싫었다.
물론 저런 말들의 의미는 '눈앞에 닥친 고민이나 걱정거리들이 엄청 어렵게 느껴지고, 커 보여도 멀리서 바라보면 별일 아니니 이겨낼 수 있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겠지만. 나는 현재 지금 이곳에 살고있고, 지금 당장 내 앞에 닥친 고민과 걱정은 이토록 거대한데 그럴 때마다 우주를 떠올리며 이건 별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려는 마음이 그저 현실에서 도망치는 것같이 느껴졌다. 게다 우주에서 보면 부피적으로는 내가 점처럼 보일지 몰라도 나의 마음은 부피와 질량으로 따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우주를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현실적으로도 내가 살아감에 있어 토성의 고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얼마나 멀리까지 은하를 발견했는지 등에 대해서 안다 해도 무슨 도움이 되냐는 생각도 있었다.
책을 구경하던 중에 이 책 제목을 보았을 때, 살짝 도전적인 반항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니 무엇이 그래서이지? 이유를 들어봐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작가: 곽재식

 

줄거리

왜 그 많은 돈을 들여 우리는 우주에 나가는 연구를 해야하는 걸까? 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하고, 달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와 사실들을 문학, 과학 등 다방면 적으로 접근해서 알려준다. 줄거리는 일부만 추려보았다.

늑대인간이나 마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늑대인간은 보름달이 뜰 때 사람의 모습에서 털이 마구 자라고 손톱이 자라며 늑대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한다. 마녀는 보름달이 뜰 때  의식을 많이 한다. 마녀를 그린 그림에서도 보름달이 뜬 밤에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의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왜 유럽에서 괴물 이야기들이 보름달과 연결되었을까?
책에서는 로마 제국의 문화를 이어받은 다수의 유럽 사람들은 달력 체계를 고를 때 태양의 움직임과 계절 변화에 초점을 둔 양력을 택했다. 그렇게 때문에 중세 이후 유럽인들은 명절이나 날짜를 셀 때, 달을 기준으로 하는 달력을 사용하는 문화는 낯설고 특이하게 느꼈다. 그러다 켈트 족의 보름달에 맞춰 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보면서 사악하고 괴상한 주술의 상징처럼 느끼며 달의 힘을 이용하는 의식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 말한다.
물론 달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도 많이 있지만 유럽권에서는 아직도 달빛을 받으면 사람의 마음이 좀 이상해 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 흔적은 말에도 남아있다. 'Lunar' 나 'Moon'은 달을 나타내는 영어인데, 거기서 파생된 단어 중엔 정신 이상과 관련 있는 말이 많다. 'Lunatic'은 정신이 나갔다는 뜻이고 'Moony'는 멍하다. 'Moonstruck'은 정신이 빠져서 붕 뜬것 같은 상태 등의 말들이 있다.

신라의 해와 달 신화 중에는 '삼국유사'에 실려있는 연오, 세오의 이야기가 있다. 동해안에 살던 연오라는 남자가 서기 157년에 해조류를 따러 갔다가 이상한 것의 등에 실려 일본에 가게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의 부인 세오가 그 이상한 것을 만나 일본 땅으로 가게 된다. 부부는 일본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일본 사람들은 갑자기 이상한 것을 타고 나타난 부부가 신비롭다고 여겨 임금으로 떠받들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이 떠난 후 신라에서 갑자기 해와 달이 빛을 잃는 현상이 발생한다. (비슷한 시기에 일식이 일어났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남아있다고 한다.) 해의 정기를 품고 있는 사람과 달의 정기를 품고 있는 사람이 신라를 떠났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신라 임금은 세오와 연오에게 돌아와 달라하지만 연오는 청을 거절한다. 그 대신 세오가 짜놓은 비단을 주면서 그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면 해와 빛의 달이 돌아올 거라 말한다. 그렇게 해서 신라는 빛을 되찾는다. 해와 달의 정기를 품은 사람이 대단한 실력자나 고귀한 자손이 아니라 일반 해조류를 따는 부부라는 것이 재미있고 특이한 점이다. 달
탐사를 위한 발전은 달 탐사 이외에도 많은 수확을 가지고 온다. 로켓 개발 사업은 가볍고 튼튼한 재료를 만드는 기술, 레이더와 통신에 사용되는 기술발전 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대원들에게 입힌 우주 활동복 개발 기술로 인해 전 세계의 소방대원들이 더 성능이 좋은 방화복을 입게 된 것도 그러한 수확 중 하나이다.
창의적인 기술이란 어쩌다 새롭게 나타나는 일인데, 전쟁에서 적을 감시하는레이더를 개발하던 중 전자레인지가 개발되고, 휴대전화의 성능 향상을 위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 되었다. 게임에서 3D 영상을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GPU는 인공지능 연구의 핵심으로 활용한다. 이렇듯 기술이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새로운 생각이 빠르고 많이 시도되어야 한다. 달에 가는 것은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커다란 기술의 도전으로서 이러한 신선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

리뷰

읽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에게 꽤 생소한 개념의 이야기도 많았고, 과학, 문학, 우리나라의 이야기, 미국과 소련의 정치사상에 대한 이야기, 경제적 이야기 등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이 매 챕터마다 다르게 나와서 읽다가 다른 내용으로 변할 때면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탓에 단편 소설을 보듯 쉬었다 읽고를 반복했기 때문이었다.
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어 달에 관해 꽤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관련 설화라던가 달에 대한 경제적 이점, 지구와 가깝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는 것 등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달이라는 것이 내가 지구에 살아가는 데에 영향을 하나도 주지 않는 것처럼 생각했었는데 썰물과 밀물만 해도 달의 영향 때문인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잊어버리고 살았구나 싶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달에 기지를 짓고 우주 탐사를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실 그것에 관해서는 달에 기지를 짓고 한다면 쓰레기가 생기고 어찌 되었든 파괴를 하게 되는 과정이 있을 것인데, 달도 환경오염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얼마 전에 읽은 서윤빈 작가의 '루나'라는 SF 단편 소설에서 달이 파괴되고 지구 주변이 인공위성 찌꺼기로 가득 찬 세상의 스토리를 보아서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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