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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황정은작가 추리 소설집

포뇨비 2023. 10.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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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택 이유

책 목록에서 제목을 보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이라 생각했다. 학창 시절 한창 추리소설을 좋아할 때 읽고 읽지 않아 내용도 다 잊어버렸기 때문에 다시 읽어볼까 라는 마음으로 책을 눌렀다. 비록 표지는 내가 생각했던 게 아니었지만 개정판이 되며 책표지가 바뀌거나 에디션으로 특별한 디자인으로 출간되는 것은 흔한 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내용이 너무 낯설었고, 한국이름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조금 당황스러워 다시 표지를 보니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이 아니었다. 어차피 추리 소설이라는 점은 똑같으니 그냥 읽어야지 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작가:황정은

줄거리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4가지 단편 추리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119에 다급한 전화 한 통이 온다. 자신의 엄마가 농약을 마시고 자살했다고 도와달라고 외치는 절박한 전화였다. 119 구조대원이 급히 출동해 응급실로 옮겼지만 이내 사망하고 말았다.
사망한 여자는 53세 여성 차영순. 그녀는 심각한 도박 중독으로 남편과 이혼하고, 딸은 기숙사가 딸린 회사로 떠나 아들과 단 둘이 함께 사는 중이었다. 경찰들이 조사를 했지만 그녀는 가족이 풍비박살 난 후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집에서 자필 유서까지 발견되며 사건은 자살로 일단락된다.
차영순이 죽었을 때, 아들인 도진명은 누나와 아버지를 부르지 않고 장례를 마쳤다. 장례가 끝난 후 산골장을 치를 때 그들을 불렀다. 아버지인 도민기와 누나 도선화는 왜 자신들을 부르지 않았냐 했지만 도진명은 아빠와 누나는 엄마를 싫어했기에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해 그랬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년 후 도선화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죽은 체 발견된다. 사인은 엄마와 똑같이 음독자살이었다. 이를 조사하던 형사는 그녀가 자살의 증후가 전혀 없었고, 그의 딸이 얼마 전 남동생 도진명의 부탁에 의해 생명보험에 가입했다는 걸 알게 되어 도진명을 의심한다. 하지만 도진명에게는 알리바이가 있었기에 그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

도진명의 외삼촌인 차영준 역시 그가 범인일 것이라 생각한다. 도진명은 차영순이 죽었을 때 역시 생명보험을 2억 가까이 타갔으며, 누나가 죽은 후에 자신에게 돈을 빌리며 누나 사망보험금이 나올 거라 곧 갚을 거니 돈을 빌려 달라했던 것이다. 차영준은 도진명이 엄마를 따라 도박을 시작해서 돈이 필요해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의 도박현장을 잡고자 도진명을 미행한다. 차영준의 예상대로 도진명은 돈을 빌린 후 도박장에 갔다. 하지만 그는 도박은 하지 않고 50대 여성에게 돈을 건네주고 다시 집에 간다.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다 생각한 그는 형사가 알아서 하겠지 싶어 미행을 그만 두 기로 한다.
도선화가 죽은 지 3개월 만에 도민기가 죽었다. 이번 역시 독물에 의한 사망이었다. 심지어 도선화와 같은 약물이었다. 도진명이 범인임을 확신하던 그때, 도진명은 차영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 때문에 누나와 아버지가 죽었다 말하며 자신의 빌라 전세금을 주고 싶다며 제발 받아달라 하고 투신 자살한다.
그의 죽음으로 사건은 미궁에 빠질 것 같았으나 그의 간절한 부탁으로 전세금을 찾기 위해 부동산에 가보니 거기서 도진명이 남긴 증거를 찾아낸다.


낯선 가족

어느 날 해지는 새엄마에게 아빠가 투신자살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해지는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아빠는 몇 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눈에 띄게 살이 빠지 긴 했지만, 불과 어젯밤 요즘 통 잠을 못 잔다며, 불면증 약을 처방받아다 달라고 해서 가져다줬다. 자살할 사람이 왜 갑자기 수면제는 왜 찾았겠는가. 아빠의 우울증 원인은 다 새엄마 탓이었다. 엄마와 이혼한 후 아빠는 아이들을 혼자 두는 것이 맘에 걸려 입사 때부터 아빠를 좋아했다던 노처녀인 새엄마와 결혼했다. 새엄마는 아이들을 잘 돌 수 있다며 아빠를 꾀어냈다. 하지만 그녀는 부유한 아빠의 돈을 탐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현병이 있어 어릴 적부터 정신병원에 왔다 갔다 하는 오빠와 취직을 못한 자신에게 지원해 주는 것이 아까워 아빠를 들들 볶다 결국 아빠의 집을 자신 명의로 돌리는 데 성공했고, 아빠가 차린 회사의 총무부장과 대놓고 불륜을 저지르며 아빠회사를 빼앗으려 했다. 그녀는 새엄마가 의심스러워 경찰에게 부검을 의뢰했다

이 사건을 맡은 지택근 형사는 해지의 요구 듣고 부검을 시작했다. 그리고 새엄마를 불러 추궁했지만 그녀의 의견은 달랐다. 그녀는 남편의 우울증의 원인은 두 자녀탔이라 말했다. 아들은 조현병을 앓고 있어 매번 정신병원에 가야 하는 데다 일도 못해 오피스텔을 마련해 주고 생활비도 보내줬다. 그런데 딸 마저 오빠와 함께 살기 싫다는 이유로, 자신도 오피스텔을 사달라 졸라 결국 오피스텔을 사주고 생활비도 보내줬다는 것이다. 마흔이 훌쩍 넘는 두 자녀의 생활비를 대며 그는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렸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부검의 결과가 나왔다. 그의 사인은 독극물에 의한 것이었다. 이내 지택근 형사는 새엄마를 불러 다시 조사하자 결국 그녀는 털어놓는다. 자고 있는 남편을 베란다에서 던져버린 것은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는 독을 먹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을 먹여 죽였다면 음독자살로 하면 되지 왜 힘들게 던져버리냐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죽였다 생각했기에 발뺌했지만 이제, 자신이 죽인 게 아니라 시체를 던진 것일 뿐이므로 자백했다. 점점 상황은 미궁에 빠져든다.

가나다 살인사건_행운의 편지

고진시 마석동의 번화가 뒤편 공터에서 칼에 찔려 죽은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신고를 받는다. 경찰들은 조사하 던 중 그가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 문자는 ‘당신에게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인생을 돌아보면서 진솔한 반성의 편지를 쓰세요. 잘못한 일이 있는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따져보세요. 편지는 4일 안에 당신 곁을 떠나야 합니다. 진솔한 반성의 편지 7통을 행운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세요. ’가‘로 시작하는 지역에 사는 ‘가’ 씨 7명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내십시오. 기회를 주고 싶은 가나다로부터‘라는 내용이었다.
처음 그들은 그저 장난의 편지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후 다른 지역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 역시 같은 문자를 받았다. 다른 점은 이번에는 행운의 편지를 보내야 하는 대상이  ’나‘로 시작하는 지역에 사는 ’나‘씨 7명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로서 이것이 연쇄살인임을 깨달았고, 보내는 이가 가나다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한 번의 살인이 또 일어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수사를 진행하던 중 어떻게 새어나간 것인지 언론에서 이야기가 방송되어 사람들은 이를 가나다 살인사건이라 부르며 너도 나도 할 거 없이 자신이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안 그래도 정보가 적은 마당에 매일 같이 걸려오는 잘못된 전화로 인해 경찰들은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 ’가‘ ’나‘ 사건 때와 같은 양식의 내용으로 ’다 ‘의 문자를 받은 사람의 제보를 받게 된다. 그들은 그를 지키려 애쓰지만 말을 안 듣는 그는 경찰들이 잠시 나가있던 틈에 외출을 한다. 그를 찾기 위해 아내에게 전화를 걸자 분명 불륜녀의 오피스텔에 갔을 거라며 분노한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그는 칼에 맞아 죽어가고 있었다. 응급실로 바로 이송시키고 경찰들은 자신들도 몰랐던 곳의 위치를 미리 알고 그를 죽이려 한걸 보면 그의 측근의 행동일 것이라 유추해 내고 수사를 진행한다.

우리만의 식사

희정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하녀처럼 부려먹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40억 가까이되는 오피스텔을 물려주겠다 하며 생활비를 대주는 엄마의 말을 거역할 수없었고, 참으며 함께 살았다. 아이도 있는데 자신의 남편은 실직을 했기에 돈이 나올 구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온갖 모욕을 참고 지내던 어느 날 그녀는 집에서 죽은 아빠의 일기를 발견한다. 아빠는 유일하게 희정을 이해해 주던 사람이었다. 아빠의 일기에는 몸이 안 좋아졌지만 아내가 돈이 아까워 제대로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고 구박을 하였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분노에 가득 찼고, 엄마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리뷰

네 가지 소설들은 전부 가족에 의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도박에 눈이 멀어 자신의 욕망을 이기지 못해 파멸하는 내용이었는다. 인간이 욕심을 가지는 일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에 사로잡혀 그것만을 위해 살아가게 된다면 끝없이 추악해지고 그 끝이 파멸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상 어쩔 수없었겠지만 도진명이 조금 더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었거나, 그의 누나나 아빠가 그에게 처음부터 좀 더 신경을 써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가족은 나오는 가족들 모두가 욕심에 가득 차있는 것 같았다. 조현병에 걸린 오빠 빼고 말이다. 나는 초반부터 오빠가 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여 긴가민가한 기분이었는데 결말을 보고는 좀 허무해졌다. 똑똑함을 숨긴 캐릭터 터였던 건가 했는데 그의 입장으로 나오는 스토리에서는 그냥 선한 마음으로 행동한 것처럼 묘사하기에 되려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었다.
가나다 살인사건과 우리만의 식사는 너무 많이 취향이 아니었다.
추리 소설집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증거를 가지고 무언가 찾는 형사의 입장으로만 진행되는 형식이 아닌 것도 있고, 가족 내 살인이 주된 설정이다 보니 살짝 옛날에 방영했었던 티비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을 보는 기분이었다. 사랑과 전쟁에서 그들 중 누군가 이혼이 아니라 살인을 택한다면 딱 이런 내용이었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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