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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베르베르 희곡

포뇨비 2023. 10. 2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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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택  이유

오랜만에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책이 읽고 싶어 찾아보던 중, 예전에 읽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책들을 볼지 새로운 책을 볼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파란 표지가 맘에 들었다. 소설인 줄 알았는데 막상 책을 펴보니 희곡이어서 조금 고민했지만 이왕 읽기로 한 것 소설이나 희곡이나 무슨 상관이 있겠나 싶어 그냥 읽기로 결정했다.

심판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인간' 이후 다시 한번 시도한 희곡이다. 프랑스에서 2017년, 2018년, 2019 년 세 차례에 걸쳐 무대에 올려졌다.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줄거리

1막
이야기는 주인공인 아나톨 피숑의 수술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나톨 피숑은 40년간 담배를 하루에 3갑 필정도로 골초였다. 그는 자신이 핀 담배는 이중 필터로 된 멘톨 담배여서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좋은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폐암에 걸리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8월 15일 한창 휴가철인 때 폐암 수술을 받던 아나톨 피숑은 휴가로 인해 인력 부족인 병원의 상황과, 아나톨이 자신을 살려줄 거라 믿고 있는 아제미앙 교수의 휴가 이슈로 인해 수술이 잘못되어 죽고 만다.
그는 천국에서 눈을 떴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수술이 잘되어 회복 중이라 믿는다. 몸이 가벼워지고 최고의 컨디션여서 기분이 좋았던 그의 앞에 카롤린과 베르트랑이 나타난다. 그들은 자신을 두고 투닥투닥 싸우기 시작하는데 아나톨은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다.
시간이 흐르고 아나톨은 가브리엘에게 심판을 받게 된다. 아까 만났던 카롤린은 자신의 변호사이고 베르트랑은 검사였다. 아나톨은 이 상황을 믿지 않다가 결국 자신이 죽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완전히 죽은 게 아닌 혼수상태라는 것을 깨닫고 보내달라 소리친다. 
카롤린은 되돌아가봐야 이미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았던 시간이 꽤 되기 때문에 시각도 청각도 잃은 장애의 상태로 살아야 한다고 했고, 아나톨은 이내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심판을 받는다.

2막
심판을 받게 된 아나톨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베르트랑과 가브리엘은 인간의 법과 천국의 법은 다르다며 얼토당토않은 죄들을 말한다. 특히 가장 크게 지목되었던 것은 재능을 썩힌 죄였다. 아나톨은 인간일 때 판사였는데, 그는 사실 배우의 재능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취미로 연극을 하긴 했지만 직업으로는 선택하지 않았다. 베르트랑은 그것을 가장 큰 죄목으로 꼽았다.
분위기가 점점 아나톨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여기서 폐소 한다면 그는 다시 태어나야 하는 '삶의 형'을 받아야 할 것이었다.
이에 카롤린은 그가 아내를 임신시켜서 책임감을 가지고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며 반박했고 가브리엘은 고민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참작하였음에도 결국 아나톨은 '삶의 형'을 받게 된다.

3막
결국 '삶의 형'을 받게 된 아나톨은 다음 생을 위해 준비하게 된다. 이때 어려운 고행길을 고르면 고를수록 다음번 심판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에 그는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를 고르고, 불길에서 아이를 구하다 죽는 플랜까지 짜놓는다. 하지만 다 정한 끝에 태어나야 하는 순간 그는 갑자기 마음을 바꿔 자신은 태어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는 항소하겠다고 말한다.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가브리엘은 짧게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 한다. 그는 자신이 배우가 아니라 판사가 된 정확한 이유는 아버지가 살해당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한 소녀가 주차장에서 깡패 셋에게 공격을 다하는 것을 돕다가 칼에 찔렸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다 죽었다 말했다. 깡패 3명을 체포했을 때 그들은 모두 미성년자였고, 심지어 그들은 법정에서 대놓고 증인을 협박했음에도 판사는 무죄를 판결 내렸다. 그 때문에 그는 판사가 되었다 말하자 모두가 인정했다. 결국 아나톨 대신 가브리엘이 인간으로 태어나기로 결심하고, 판사 자리는 아나톨에게 맡기고 떠난다. 

리뷰

책은 엄청 술술 읽혔다. 희곡이다 보니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집중이 잘되었다.
베르나르베르베르의 특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주제는 여전히 흥미로웠지만 중 후반부쯤 되자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등장했다. 휴정시간에 느닷없이 아나톨이 가브리엘에게 아름답다 말하며 둘이 침대로 가는 장면은 내가 지금껏 읽은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었다. 판결도 어영부영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부모도 고르고 성격과 핸디캡 등을 고를 수 있다는 시스템을 보여주는 식의 느낌으로 마무리가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반전을 주기 위해서인지 느닷없이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아나톨에게 아무도 제대로 제지하지 않고 안 가면 아기가 영혼 없이 태어나게 되고 그냥 자신들이 혼나게 된다고 말하며 중요한 직책이었을 판사자리를 그냥 넘겨주고 자신이 인간의 아이로 태어나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
가볍게 읽기는 좋은 책이지만, 딱 그뿐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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