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택 이유
한동안 EBS에서 방영하는 책맹인류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읽을 능력이 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알아보는 내용이었다. 다큐멘터리는 여러 연령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나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 좀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나는 청소년 때 어떤 책을 읽었지? 나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였지만, 내가 그 당시 읽은 책들은 한창 유행하던 인터넷 소설이었다. 당시에는 학교의 일진들의 사랑이야기가 유행이었다. 책에 옳고 그름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인터넷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내가 있었기에 현재도 책이 즐거운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연령에는 꼭 이 책을 읽어야해! 하는 것은 없겠지만, 카테고리에서 청소년 문학이라는 단어를 보자 청소년들에게 추천하는 청소년 문학이란 게 어떤 것일까? 내가 누리지 못한 무언가는 아닐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카테고리를 구경했다. 거기서 발견한 책이 너도 하늘말나리야였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작가: 이금이
소개
2005년 출간 후 베스트셀러반열에 올랐고 2021년에 본래의 구성과 스토리를 보존하면서, 달라진 암수성, 변화한 농촌 환경, 개선된 의식을 반영하여 개정판을 출간하였다.
줄거리
미르 이야기
미르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달밭마을로 이사를 했다. 새로 이사한 집은 500년 된 커다란 느티나무에서 조금 떨어진 진료소였다. 미르는 하루종일 엄마에게 틱틱 거렸다. 갑작스러운 아빠와의 이별도 슬픈데, 누구나 들락날락거리는 집 같지도 않은 진료소에 살기 위해 단짝 친구들과도 헤어지고 이런 깡촌에 온 것이 다 엄마 탓인 것만 같고 싫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빠와 살때와는 다르게 활기차고 즐거워 보였다. '아빠와 살 때 저것의 반만큼이라도 했더라면'하고 미르는 생각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것이 변했는데, 미르는 그 변화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없었다. 아무런 결정권도 없었고 의견을 낼 수도 없었다. 그저 이런 상황이 통보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것이 미르를 더 화나게 했다. 미르는 이 동네에 있는 건 아무것도 좋아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엄마는 미르가 마을에사는 또래의 아이, 마을 회장님의 아들인 바우와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소희라는 여자아이와 친하게 지냈으면 했다. 하지만 서울로 다시 올라가는 게 목표이기에 달밭 마을에 마음을 열지 않기로 한 미르는 친하게 지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 필요한 물건들이 있어 아이들과 바우 아빠인 회장님의 차를 얻어 타고 시내에 나가게 되며 바우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희 이야기
소희는 미르를 처음 만난 날 쓸쓸하고 외로운 표정을 지은 것을 보았다. 금새 표정을 바꿨지만 그것이 미르의 혼자만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소희 역시 검사용 일기장과 속마음을 적는 비밀일기장 두 가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르의 혼자만의 얼굴이 자신의 비밀일기장과 같을 거라 생각했다.
미르와 바우 셋이서 함께 시내에 나간적이 있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려 했지만 미르는 무시했고, 소희도 기분이 상해 더 이상 먼저 다가가지 않기로 했다. 미르는 학교에서 전혀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은 미르를 재수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소희는 혼자만의 얼굴을 보았었기 때문에 미르를 이해하려 하지만, 계속되는 거절에 다른 아이들처럼 미르를 재수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하교 길 소희는 미르가 전화를 하다가 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마침 지나가던 바우의 자전거를 얻어 타고 셋이서 집에 가기 싫어하는 미르를 달래기 위해 숲으로 들어선다. 미르는 분노를 터트렸다. 미르를 울렸던 전화는 아빠가 재혼한다는 소식이 담긴 전화였다. 그 모습을 보며 소희는 부러웠다. 소희는 재혼한 엄마에게 아무런 그리움도 원망도 없었다. 아빠를 용서할 수 없는 것은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우 이야기
바우는 선택적 함구증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바우의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부터 말을 하지 않게되었다 생각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바우의 엄마는 바우가 궁금해하는 식물의 이름을 늘 알려주었고 바우의 그림을 늘 칭찬해 주고 이해했다. 그녀는 바우가 점을 그려놓고 날아가는 새라고 말해도 믿어주던 사람이었다. 엄마가 죽고 얼마 후 아빠에게 그림을 보여주자 아빠는 이게 무슨 그림이냐며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 순간 바우는 세상에 엄마가 없다는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고 말문을 닫았다. 자신이 말을 하지 않게 되자 소희는 그것을 이해하고 자신을 대변해 이야기해 주었다. 바우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식물들을 찾아보며 식물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 하늘말나리라는 꽃을 알게 되었다. 그 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소희를 닮았다 생각했다. 바우는 꽃을 그리고 아래에 '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이라 적어 넣었다.
리뷰
비슷한 듯 다른 세 친구의 성장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세 아이들 중에서 소희가 가장 마음 아팠다. 청소년 때 읽었더라면 미르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초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소희가 벌써부터 어른스러운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처음 미르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쩜 저렇게 제멋대로일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며 미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 미르를 잘 이해할 수 있던 것은 그 많은 변화에서 자신의 의견은 아무 소용없고 그 원치 않는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해서 힘들어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지금 너무 어른이 되어버린 터라 엄마의 입장에서 미르가 좀 어른스럽게 배려해 주면 안 되는 걸까 생각했다. 어찌 보면 미르의 입장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다. 고작 초등학교 6학년 되는 아이에게는 그런 것도 버거운 게 당연한 게 아닐까. 아이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새로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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