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책기록

소희의 방 이금이작가 청소년문학

포뇨비 2023. 10. 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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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의 방

작가: 이금이

 

소개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두 번째 시리즈이다.

줄거리

소희는 달밭마을에서 이사한지 1년 반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미르와 바우를 떠나던 그 순간이 꿈에 나오곤 했다. 소희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작은집에 와서 지내고 있었다. 거기서 나만의 공간 없이 남자 사촌동생 둘과 큰 방을 함께 쓰는 것은 불편하고 눈치가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고모를 통해 연락해 온 엄마를 만나게 된다. 굉장히 어색한 시간이었다. 엄마는 꽤 무덤덤해 보였고 반가워보이지도 않았다. 밥을 다 먹고 헤어지며 엄마는 '다음에'라는 말을 했다. 소희는 그것만으로 굉장히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동안 엄마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지냈나 싶을 정도로 엄마 생각만 했다. 그리고 행운이 찾아왔다. 엄마가 같이 살자고 한 것이다. 
엄마와 같이 살게되며 소희는 윤소희에서 정소희가 되었다. 엄마에게는 새아빠와 함께 낳은 두 아들이 있었다. 막내인 우진은 소희를 좋아했지만 소희의 바로 아랫동생인 우혁은 소희를 싫어했다. 소희에게 엄마아빠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소희는 점점 변했다.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지만 차별받는다고 느껴 눈치를 보게 되었고, 학교에서는 가난했던 달밭마을 시절을 들켰다가 왕따를 당했던 시절이 떠올라 처음부터 부자였던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엄마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소희는 엄마가 왜 자신을 버리게 되었는지를 듣게 된다. 진실을 알게 된 소희는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되고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해  마음과 시간을 함께하며 정지되었던 약정의 시간을 채워가려 노력한다.

리뷰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었다. 어른이 된 나로서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내가 옳고 내 감정이 제일 중요한 불완전한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불완전하기에 순수할 수 있었던 때를 떠올리며 즐거운 감정으로 읽었다. 게다 배경이 시골마을이다 보니 등장인물들의 인심을 느끼며 기분 좋게 읽었다. 
나는 등장인물 중에서 소희를 제일 좋아했는데, 아이 같은 면도 있지만 어른스러운 면도 있는 뭔가 처연한 기분이 드는 아이여서 신경이 계속 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희의 방이 두 번째 시리즈로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 소희의 방을 읽으며 소희가 내가 알던 소희가 아닌 것 같았다. 이야기에 나오지 않는 1년 반동안 작은 삼촌네 집에서 고생하며 많이 변한 것일까. 뭔가 내 맘속에서 소희는 더 이상 하늘말나리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게 너무 아쉬웠다.
중학생 모습을 담았기에 그럴 수 있지만 1권에서 하늘말나리 같던 소희가 2권에서는 그냥 이름과 가정사만 똑같은 다른 아이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싱숭생숭했던 부분은, 물론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엄마의 정당성을 위해서인지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 소희에게 굉장히 다정하고 착했던 할머니를 나쁘게 묘사한다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엄마에게서 소희를 빼앗았고 그래서 엄마는 하는 수없이 소희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뭔가 1권에서 읽었던 감동이 파사삭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다시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게 된다면 할머니를 볼 때마다 그 생각 밖에 들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1권의 그 느낌이 더 좋았었기에 그냥 소희의 방을 읽지 말걸 하고 생각했다. 소희의 방을 읽고 나니 다시는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 몽글몽글하고 행복했던 느낌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았고, 다시 읽고 싶지 않아 졌다. 

작가의 말에서 이금이 작가님은 아이는 아이다운게 좋다고 말하셨다. 나는 그 부분에서는 굉장히 공감했다. 소희가 어른스러운 것은 어쩌면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던 부분이니, 조금 판타지 같은 부분이 있더라도 소희가 행복해진 것은 좋았다. 

엄마가 자기 삶이 아니라 자식을 통해 구원받으려 하는데, 그래서 숨이 막혀 죽겠는데, 그게 부럽다고요?

소희가 디졸브와 대화를 나누던 내용 중 한 부분이다. <어둠 속의 댄서>에서 나오는 엄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디졸브가 엄마에게 자신은 종교라며 숨이 막힌다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것은 좋지만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내 아이가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이 되었을 때, 그런 모습이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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