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책기록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포뇨비 2023. 10. 1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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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택  이유

사람의 머리란 참 신기하다. 언젠가 나중에 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은 순간 잊어버렸다 해도 언젠가 다시 생각나는 모양이다. 나에게 이 책이 그러했다. 처음 책이 출간되고 베스트셀러란에서 이 책을 보았을 때 '오 재미있어 보이는데 나중에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넘겼다. 시간이 흘러 이 책이 영화화되었을 때 나는 '아! 읽어보려 했는데 영화화가 되었네 꼭 읽어봐야겠다' 라며 또다시 나중을 기약했다. 그리고 얼마 전 나는 도서관에 가기는 귀찮아 지역의 전자책 도서관앱을 켜서 읽을 게 없나 하고 뒤적이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나는 이번에도 읽지 않는다면 평생 못 읽겠다 싶어 이 책을 꺼내 들었다. 이 책이 발간한 것이 2015년이니 벌써 약 9년 만의 결심이었다. 

오베라는 남자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소개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데뷔 소설. 인구 9백만의 스웨덴에서 7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신인 작가를 스타로 만들어준 소설이다. 또한 독일,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등 유럽 전역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올해의 책' TOP3을 차지한 작품이다.
2016년에 영화화되어 개봉되었다.

줄거리

오베라는 아주 괴팍한 성격을 가진 남자가 애플 스토어에서 점원에게 아이패드가 컴퓨터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윽박을 지르며 시작된다. 오베는 늘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그는 6시 15분 전에 눈을 떴고, 매일 아침마다 커피 여과기를 사용해 정확히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 마셨다. 커피를 아내인 소냐와 나눠마시고 나면 주전자에는 한 컵정도의 물이 남았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동네 시찰을 한 후 출근을 했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오베의 일상은 달라졌다. 그는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다. 그들은 오베에게 '조금 느긋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라는 말을 했다. 오베는 아주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평소처럼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도 같이 마실 소냐가 없다는 것이었다. 소냐는 얼마 전 병으로 죽었다. 그는 소냐가 죽은 이후 살아갈 이유가 없어져 죽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목을 맬 밧줄을 걸 수 있는 고리를 설치하려는데 밖에서 끼-익 하고 긁히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앞집에 새로 이사 온 패트릭 부부가 차로 오베의 마당에 있는 우체통을 박은 것이다. 오베의 성격에 이런 일을 무시하고 죽을 순 없다. 그는 죽는 건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밖을 나선다.
이렇게 죽기로 결심한 오베에게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며 사건사고를 만들어 죽음을 미루게 되고, 결국 그들과 함께 살아가다가 이 후 침대에서 조용히 죽게 된다.

리뷰

처음 책을 읽으며 나는 '이런 성격의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쓰다니 무슨 일이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정도로 오베의 성격은 괴팍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가 얼마나 단단하고 좋은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는 현재 오베에게 일어나는 일, 과거의 오베의 일, 오베와 소냐의 이야기 들이 나오는데 모든 이야기들이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오베와 소냐의 이야기가 나올 때가 참 좋았다. 소냐는 참 밝고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무뚝뚝하고 괴팍하기 그지없는 이 남자와 왜 결혼했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오베가 소냐를 만난 이야기부터 오베가 현재에서 소냐를 그리워하며 무덤에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오베가 소냐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얼마나 생각했었는지를 알 수 있어 그런 모습에 소냐가 오베와 함께하기로 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실제로 소냐는 나와 비슷하게 작중에서 오베의 어디가 좋냐는 주변 사람들의 질문에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며,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남자는 오베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냐를 회상하며 소냐는 흑백인 자신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색을 가진 존재였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그 무뚝뚝한 오베가 소냐를 그렇게 시적으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덤덤하게 표현하지만 소냐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이 너무 느껴져서 소냐 회상씬에서 항상 너무 마음이 뭉클했다.
로맨스 소설은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왜 사람들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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