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책기록

파친코 이민진 작가 장편 소설

포뇨비 2023. 9. 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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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택  이유

고등학교 때는 참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은데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면서 어느새 책과 멀어졌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였지만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피곤하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누워서 유튜브를 보거나 인스타를 보며 그냥 짤막짤막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러다 사서일을 하는 친구에게 책 추천을 받게 되었고, 큰 맘 먹고 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 빌려 보려는데 인기가 얼마나 많은 책인지 무려 예약자가 200명이 넘었다.
언제 책을 빌릴 수있을지 기약이 없어 포기하려던 찰나 엄마가 윌라 오디오북을 이야기해서 윌라 오디오북에 대해 알게 되었고, 마침 윌라에 파친코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첫 책 듣기로 파친코를 선택했다.

 

파친코

작가: 이민진

 

 

 

줄거리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으로 가게된 재일 교포 선자의 4대에 걸친 가족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시작은 부산의 영도에서 언청이인 남편 훈이와 그에게 돈을 받고 결혼온 양진 부부 이야기로 시작된다.
둘은 하숙집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둘 사이에는 선자라는 딸아이가 생긴다.
선자는 훈이와 양진부부가 앞서 여러 아이를 잃고 드디어 건강하게 나온 아이로서 예쁨을 받으며 컸고 싹싹하고 야무진 성격의 아이로 자랐다. 그렇게 선자가 성장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리뷰

모든 구간이 다 이해가 되는건 아니었다, 물론 시대가 달라서 그렇겠지만 첫 등장엔 착한 사람처럼 느꼈던 백이삭의 형 백요셉은 너무 가부장적인 탓이었을까 나에겐 초반부터 짜증을 유발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내 생각엔 고마워해야 할 순간에 매번 화를 내고 있으니 백요셉은 인간 말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 시대의 가장의 모습이란 건 머리로 알고 있고 그런 걸 생각한다면 분명 안타까운 인물이지만, 그래도 역시 그가 죽는 순간까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관련 책들을 보면 항상 일본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과 분노가 주된 감정으로 자리 잡았었는데, 파친코를 읽을 때는 분노보다는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이 더 많이 들었다. 이 가족들이 사는 모습은 열렬히 투쟁하거나 일본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의 삶과 싸우는 느낌이었다.

이 시대 책들을 보면 영웅들, 그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고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나 역시 그런 주인공에게 이입하게 되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더 '우리'와 가깝다. 모두가 영웅이진 않다.
저 때에 태어났다면 나는 어땠을까? 나는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을까? 확신할 수없다. 나 역시 선자처럼 순응하고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살아가려고 애쓰지 않았을까...

내가 일제강점기 때의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크게 없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학교를 다니며 역사시간에 공부도 했고, 유튜브나 티비등 여러 매체들에서 종종 일제강점기를 주제로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나는 그저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불행했다.'라고 뭉뚱그려 생각했던 게 아닐까.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처음으로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라는 집단적인 애매한 관념에서 벗어나 선자의 삶에 이입해서 그 시대에 살던 사람 중 한 사람의 일상을 느낄 수 있었다.

 

 

+오디오 북이라 좀 더 달랐던 점

오디오북은 난생처음이라 어색했지만 의외로 금방 적응했고 집중이 안될 줄 알았는데 책만 읽는 게 아니라 배경음악도 나오고 성우분들이 연기도 해주셨기 때문에 꽤 좋았다. 첫 배경음악이 나올 땐 꽤 충격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책으로 읽었다면 이 정도로 감정을 몰입하지 않았을 텐데 성우분들이 연기를 하며 읽어주셔서 그런지 짜증 나는 인물이 등장할 때는 짜증이 5배가 되어 살짝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만큼 몰입이 되었다.
조금 불편했던 점은 아이 연기(노아, 모자수)를 할 때는 상황에 맞는 건지 모르게 너무 칭얼거리는 형식으로 깨발랄하게 연기해서 내가 생각하는 상황과 연결이 되지 않아 되려 불편할 때도 있었다. 아이들은 순수하니까 그렇게 연기한 거겠지만 아이들도 사회화되어 있어 어느 정도는 눈치가 있을 건데,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인 거 아닌가 싶었다.

 

2023.08.25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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