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루나 la luna
개봉 2012 (디즈니 플러스 표기, 원래는 2011년 06월 06일에 개봉했다.)
장르 애니메이션
러닝타임 6분
줄거리
어두운 밤 할아버지와 아빠 어린 소년 세 명이 낡은 배를 타고 가고 있다. 오늘 밤은 아빠와 할아버지가 아이를 처음으로 직장에 데려가는 날이다. 바다 한가운데에 멈춰서 아빠와 할아버지가 아이의 모자 쓰는 방법으로 티격태격 거리는 중 달이 뜬다. 그들은 커다란 보름달이 뜨자 사다리를 세우고 아이를 달에 올려 보낸다. 달에 닻을 내리고 그들은 달위에 떨어지는 별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아빠와 할아버지는 별을 청소할 때조차 자신의 방법이 맞다며 싸운다. 할아버지는 옆으로 쓰는 것이 맞다고 하고 아빠는 앞으로 밀며 쓸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아이가 자신의 방법을 따르길 바란다. 그러던 중 커다란 별이 떨어졌고, 아빠와 할아버지는 큰 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해 또 다툼을 시작했고, 아이는 싸우는 둘을 뒤로한 채 망치를 들고 와 큰 별을 부수며 일을 해결한다. 열심히 일을 마치고 다시 배에 탄 그들이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는 초승달이 떠있었다.
리뷰
영상이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처럼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동화책을 보는 것처럼 포근하고 아름다웠다. 컴퓨터 그래픽이지만 정말 플라스틱 같지 않게 그래픽이 따뜻하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감독인 엔리코 카사로사는 인간의 불완전한 따뜻함을 표현하고 싶어 수채화 그림을 스캔한 다음에 그래픽 작업했다고 했다.
달을 청소하는 특별한 가족의 이야기인데, 나는 이 가족들이 달에 닻을 내리고 올라갈 때 달에 있는 별이 너무 반짝여서 별을 주워다 팔려는 줄 알았다. 그리고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그제야 그들이 별을 팔려는 목적을 가진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별을 치워야 하는 건가? 하고 너무 많이 쌓이면 무거워져서 떨어질까 봐 청소를 하는 걸까? 하고 보는 그 짧은 사이 여러 가지 엉뚱한 추측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 초승달을 보여줬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보름달에서 초승달로 바뀌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거였다니! 엄청난 충격이었다.
달의 모양이 바뀌는 건 그저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면서 지구로부터 받는 태양의 빛이 달의 표면에 따라 다르게 비추기 때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달의 모양이 변하는 건 뭔가 신비롭게 느끼고 마음이 설레어 보름달이 뜰 때면 괜스레 소원을 빌어보기도 한다.
이렇듯 달의 모양은 여러모로 영감을 주기에 여러 매체에서 달의 모양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볼 수 있는데, 라루나는 내가 본 중에서 가장 참신했던 표현이었다.
짧은 영상이지만 꽤 귀여운 것들이 많았다. 청소방식을 두고 할아버지와 아빠가 싸울 때, 아이에게 어떤 방식을 선택할 건지 강요하며 둘 다 빗자루를 아이에게 넘긴다. 아이는 딱히 신경 쓰지 않고 빗자루의 모양이 각자의 수염 모양과 비슷하다는 걸 깨닫고 빗자루를 수염에 가져다 대보며 논다. 아이가 가져다 대는 모션을 할 때 비로소 수염과 빗자루모양이 각자의 것임을 알았는데, 너무 귀여운 캐릭터 설정이라 웃음을 터트렸다.
디즈니나 픽사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종종 이것저것 보곤 하는데 이렇게 순수하게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은 처음이었다.
애니메이션이 진행되는 6분 내내 대화는 없고 핑구처럼 웅얼웅얼 거리며 몸짓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데 이런 점도 꽤 좋았다. 어릴 때부터 패트와 매트처럼 대화 없이 몸으로 표현하는 애니메이션도 좋아했어서 그 감성이 느껴졌다.
별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 힐링되고 좋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여담이지만 갑자기 라루나(la luna)가 무슨 뜻일까? 하고 찾아봤더니 이탈리아어로 달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저 달이라는 직관적인 제목인데도 불구하고 이탈리어어로 들으니 살짝 더 로맨틱한 기분이 들었다.
별은 노란색이지만 푸른빛으로 빛나는 것도 참 예쁜 표현이다.
픽사 홈페이지의 작품 소개란에 그려진 콘셉트아트인데 3d 와는 좀 다르지만 손 그림 느낌도 참 좋다. 3d가 아니라 이런 느낌의 2d 형태로 나왔어도 색다른 느낌으로 보는 맛이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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