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영상기록

책맹인류 3부 나는 왜 읽지 않는가 EBS 다큐멘터리

포뇨비 2023. 10. 10. 10:53
반응형

독서능력이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책맹이 늘고 있다. 이 시대의 책의 의미를 찾아본다.

책맹인류 3부 나는 왜 읽지 않는가


3부 시작과 동시에 서점에 가면 항상 책을 사 오지만 읽지는 않는 대학생의 인터뷰가 나왔다. 마치 얼마 전까지의 나를 보는 것 같아 공감이 갔다. 나는 항상 내가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서점을 구경할 일이 있다면 늘 구경하러 들어가 책을 샀고 오프라인에서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샀다. 소설이 아니라 내 일에 도움이 되는 책위 주로 사긴 했지만 어쨌든 나는 늘 책을 구경했고 책을 샀지만 전혀 읽지 않았다. 3부의 주제는 영상을 시작하자마자 와닿았다. 나는 왜 읽지 않을까? 왜 책을 읽어야 할까?

대학생들에게 독서 인생 그래프를 그려보게 하였다. 독서 인생그래프란 독서에 대한 관심과 흥미, 독서량이 연령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표기한 것이다.


아래의 것은 나의 독서인생 그래프이다. 초등학생 때엔 독후감 숙제도 많았고, 권장도서 목록을 보며 책을 골라 읽었다. 영상 속에선 청소년기에 독서량이 점점 줄어드는데 나는  조금 증가했다. 사실 이것은 조금 웃긴 이야기인데 내가 초등학교6학년 중반쯤부터 인터넷 소설이 유행이었다. 귀여니 같은 작가들이 학교를 배경으로 쓴 책들인데, 나는 인터넷 소설을 읽으러 중학생 시절 매일 도서관에 갔다. 돌이켜보면 영양가 있는 책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책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나에게 심어준 것임에는 확실하다.
고등학생 때 역시 독서량이 줄지 않았던 것 같아 중학생때와 비슷하게 칠했다. 사실 고3 때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1, 2 학년 때는 꽤 읽었기 때문이다. 이때는 더 이상 인터넷 소설은 읽지 않았지만 판타지 소설에 푹 빠져있었다. 퇴마록, 룬의 아이들, 눈물을 마시는 새, 트와일라잇 등 온갖 판타지 소설은 다 읽었다. 판타지 소설만 읽는 게 좀 죄책감이 들었는지 명작 같은 소설을 한 번쯤은 봐야겠다 싶어 토지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도 난다. 아직까지도 좋아하는 모모나 연금술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도 다 이때에 읽었다. 그리고 고3 때부터 바쁘다는 이유로 책을 보지 않았더니 마법같이 대학교 때부터 나름 최근까지 거의 책을 읽지 않았다.
영상을 보다 말고 나의 독서인생 그래프를 작성해 보았었는데 꽤 흥미로웠다. 다른 사람들도 한번쯤 독서인생 그래프를 그려보며 나의 독서인생이 어땠는지를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상에서 독서 인생 그래프를 그려보게 한 후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대부분 학창 시절에는 논문학원을 다니며 강제로 책을 읽거나 하며 독서량을 유지했지만 성인이 되며 강요가 사라지자 책을 전혀 읽지 않았다 말했다. 다들 책에 흥미를 가지지 못했고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대답했다.
또한 부정적 독서 경험을 물었는데 1위로는 과제 또는 시험연계 독후감을 쓴 것이고 2위는 독서를 강요한 것이라 답했다. 부정적 독서 경험은 독서에 개인적, 정서적으로 많은 효능을 갖는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게 하고 이는 비독자로 전환되고 다시 독자로 전환되기 어렵다.

독서 흥미도 그래프를 보면 흥미가 떨어진 이후 상승이 거의 없고 계속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흥미 말고도 우리가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많을 것이다. 30대에서부터 80대까지의 성인들에게 책을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1위는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2위는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이었다.

실제로 2012년 한국이 스마트폰 보급률 1위가 되었을 때무터 유래 없는 하락새가 시작되었다. 인터뷰를 하며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모든 정보가 다 있는데 왜 책을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나도 언젠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진달래 꽃이 피는 시기는 언제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때 우리는 더 이상 꽃도감 같은 책을 보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모든 정보가 다 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책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을 때의 이야기이다. 독서는 새로운 지식을 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주기도 한다. 정보를 얻으며 동시에 글쓴이의 생각과 경험을 같이 나누며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며 나의 생각을 다시 재정비할 수도 있다.

영상의 후반에는 독서 모임에 대해 다루는데, 보통의 독서모임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참 재미있는 독서 모임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일본의 책을 읽지 않는 독서모임이다. 책을 읽지 않는데 독서 모임이라니?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독서회는 만나서 랜덤으로 번호표를 뽑는다. 그 후 서점에 가서 자기가 뽑은 숫자의 층에 가서 책을 고른다. 그리고 맘에 드는 제목의 책을 고른 후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모임이다. 이들은 평소에 가지 않던 코너의 책들을 살펴보며 얻을 수 있는 게 있다고 말했다. 제목과 표지등의 것을 가지고 고르기 때문에 열심히 코너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아! 이런 것도 있구나’하고 살펴보게 되는 책들이 많다는 것이다.
모임에서는 자신이 고른 책을 사고 책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며 모임을 마친다. 영상에서 자신이 책을 고른 이유를 설명해 주는데 별의별 이유가 다 있었다. 책 표지의 질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임을 주최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로 직접 책을 고르고 구매했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들 것이고 그런 것들이 독서의 시작이 될 것이라 말한다.
처음엔 이 모임의 활동 내용을 듣고 이런 게 어떻게 도움이 된단 말이야? 싶었지만 나도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고 고를 때가 더 많았다. 그렇게 고른 책들이 권장도서 같은 책들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접하게 되었던 것 같아 이런 모임을 가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에서는 말한다. 책을 읽으면 매 순간 인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한 새로운 ‘나’가 되는 것이라고.
나는 영상이 끝나고 우리가 왜 읽지 않는지, 책에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는 게 좋을지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렸다. 정보를 얻는다는 개념으로만 접근하게 될 때 우리는 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점점 읽지 않게 되는 것 같다고. 새로운 정서와 새로운 경험을 나누는 개념으로 책에 다가가 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728x90
반응형